조화로운 일
키케로의 노년에 대하여에서 마음에 와 닿는 글을 옮겨본다.
“노년기의 결실이란 지금까지 행했던 미덕을 회상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기회를 뜻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모든 것들은 미덕으로 여겨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서 죽음을 맞이하는것 보다 조화로운 일이 어디 있을까?”
“때로는 젊은이들도 이른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때마다 자연이 거세게 반항을 한다. 때문에 젊은이들이 죽으면 거센 물살이 뜨거운 불길을 단숨에 꺼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살만큼 산 노인이 죽음을 맞으면 오랫동안 타오르던 불꽃이 서서히 꺼지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과일이 제대로 익지 않았을 때는 수확하는 것조차
힘들다. 하지만 농익은 과일은 저절로 바닥에 떨어지듯이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폭력이요, 노인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원숙함이다.”
“나로서는 그런 원숙함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오랜 항해를 마치고 드디어 육지를 찾아 항구에 들어서는 선원이 된 것같은 기분이 든다.”
“노년에는 그 한계가 정해져 있지 않다.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고, 죽음을 개의치 않을 수 있다면 노년이 되어서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노인들이 젊은이들 보다 더욱 자신감 있고 용감하게 사는 것이다.”
-중략-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노년이란 나에게는 큰 짐이 되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과정으로 느껴진다. 인간의 영혼이 불멸한다는 나의 믿음이 그릇된 것이라면 기꺼이실수를 인정하겠다. 하지만 내가 살아 있는 동안즐거움을 준다면기꺼이 그릇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
“노년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연극의 마지막 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지겹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지치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노년,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행복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