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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길에 서서
    시인의 시(詩) 2024. 9. 6. 12:18

    푸른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일과 이거니……

     

    -신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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