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고있다
3월의 바람이다
제아무리 세찬 바람이라도
3월의 봄기운을 당해낼 수는 없다.
얼굴에 닿는 바람이 차가운듯 하지만
그속엔 봄기운이 있다.
따스한 온기가 섞여있다.
작년 이맘때
청학동에서 불어오는 세찬 북서풍은
이젠 느낄 수가 없다.
자연을 좋아하는 이는
어려서 잘몰랐던 것들이
자주 피부에 와 닿음을 느낀다.
아주 가깝게
민감하게
계절과 기온을 느낀다.
그건
우리가 보았던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가까이 하기 때문일거다.
언제나
나무 한그루
꽃 한송이를 가까이서 보고자 했던
친구들과 함께
걷던
산길에서
우리는 자연을 아주 가까이 하게 되었다.
정말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닮은 사람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우정으로 삶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으니
우린 행복하지 않은가 !
우린 즐겁지 않은가 !
회상해 보면
그것이야 말로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좋은 취미였다.
삶의 일부였다.
3월의 바람이 얼굴을 치고가지만
이젠 힘이없다.
겨울의 찬 바람에서 느끼는 냉기는 없다.
마음껏 얼굴을 들어 제치고
하늘을 보며 활개를 쳐도
춥지않다.
따스한 溫氣가 바람속에 스며들어 있다.
그대로 온기만 빼내어 느끼고 싶은
3월의 바람이 내곁을 스쳐간다.
봄을 느끼는
꽃을 느끼는
그런 순간
그런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