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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은 갈색을 띠기 시작한다.
    산행단상 2009. 10. 10. 14:26

     

     

    색으로 계절을 말한다면 가을은 갈색이 아닐까?

     

    봄은 연두, 여름은 빨강, 그리고 겨울은 흰색일 것이다.

    동네산에 오르니 나무잎들이 노랗게 어느것은 갈색을 띄기 시작했다.

    아직도 파랗게 여름을 보내기 싫어하는 나무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가을은 노란잎들이 갈색으로 변해가는 계절이 아닌가 싶다.

    해빛 사이로 비추는 여름의 잔영은 아직 푸른데

    그것을 더 오래간직하고 싶은가?

    가을햇빛과 여름의 나뭇잎이 겹친 모습이 아름답다.

     

    소나무 기둥들은 여름내 비와 습기로 기름진 외피를 더운듯 벗으려하고 있다.

    공기구멍을 내어 외투 속으로 바람을 집어넣는 모습은

    우리들의 긴팔 셔츠와도 같다고 할까.

     

    낮이면 덥고 아침저녁으론 쌀쌀한 가을에

    우리도 팔을 걷었다 내렸다,  긴옷을 벗었다 입었다 하듯 ...

     

    늦은 아침인데도

    마치 한여름 이른 아침처럼 산공기는 상쾌하다.

     

    몸을 이리저리 흔들다

    청솔모가 나무기둥에 매달려있는 것을 보고 깜짝놀랜다.

    참새들은 나즈막이 나무그늘에 모여 지저귄다.

     

    산아래로 내려오다

    나무위를 쳐다본다.

    녹색과 노랑과 갈색이 어우러져있는 나뭇잎을 보면서 

    세월 참빠르지 ..

    시몬의 낙엽을 밟을 날도 머지 않았구나.

     

    흰눈이 덮인 겨울의 산을 기억하다 보면

    우리네 삶이 계절따라 움직이고

    변해감을 알게되고 그리하여 황혼에 접어들며

    영성이 영글어가다 보면 많은것들을 사랑하게 된다.

    흔들리지 않는 허공을 응시하다가

    무엇을 보는지도 모르는 것을 쳐다보다가

    가을의 노랗고 갈색을 띠는 나뭇잎을 보며 이네 집으로 돌아온다.

     

    갈색으로 변해가는 가을

    내  흰 머리카락의 숫자 만큼이나 낙엽이 짙어지면

    우린 가을의 아름다음을 조용히 말하게 되겠지...

    갈색의 가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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