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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 손은 약손
    건강 2024. 11. 19. 13:08

     
    산에 오르는 데 등뒤에서 나무를 쪼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소리인가 나무 위를 쳐다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무 뒤쪽으로 돌아가 보았다. 상수리 나무 중간쯤에 한 마리 새가  나무를 쪼고 있었다.
    딱따구리 같다.
    나무를 쪼는 소리가 "똑똑똑." 
    마치 목수가 나무를 다듬는 소리 같다.
    나는 사진 한장을 찍고 비디오 촬영했다. 그런데 새가 너무 작게 보인다. 
    새 깃털 무늬가 특이하다. 새 사전을 찾아봐야겠다. 
    집에 와서 스마트 폰에서 찾아보니 딱따구리 맞다. 쇠딱따구리다.

    이제 날씨는 겨울 날씨가 되었다. 아침 온도가 영도.
    나는 산우 회원들에게 알린다 ‘겨울이네요. 영도예요. 감기 조심하세요.’
    어제는 다소 추운 날씨. 바람도 부는데 점심을 먹은후 자전거를 탔다. 타고 왔는데  좀 힘들었다.
    그리고 배가 아프다. 저녁까지도 배가 아팠다. 식은땀도 나고 열도 나고… 이것 체한 거 아냐? 
    밤새 끙끙거리면서 약도 먹고 뜨거운 물도 마시면서 잠을 설쳤다.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아내가 손가락 끝을 바늘로 따준다고 한다. 체할 때 옛날부터 이 방법을 쓰곤 했지.
    “내가 손가락을 따줄게”
    “ 으유~ 바늘로 찌르는 거잖아! 그거 아픈데..”
    하지만 할 수 있나 손가락 따서 낫는다 면야 참아야지. 
    아내는 배를 마사지해주고 등도 지압해 주고 열 개의 손가락 끝을 바늘로 따 준다.  
    “으으~ 아프다. 아파”
    나는 꾹 참으며 손가락을 땄다. 그러고 나서 한참 동안 배를 주무르고 나니 덜 아프다. 
    “오! 아내 손이 약손이구만… 이 침이 효과가 있구먼! 고마워.” 
    나는 배가 덜 아파짐를 느꼈다. 아내의 손은 약손이었다.
    아래서 둘이 살아야 돼.
    혼자 있으면 누가 이렇게 해 주겠어. 
    부부란 이렇게 서로 도우며 사는 거지.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산책길에 나섰다. 
     
    딱따구리가 마치 나의 체한 배에 침을  딱딱딱 놓으면서 혈맥을 통하게 해 준 것 같다.
    딱따구리 새를 그려 본다. 새 사진을 찾아봐야지.
    작년 여름에 보고 처음 보는 것이다.
    나의 산책길에서 흔하게 만나지 못하는 새다.
    한참 걸으니 배가 거의 나은 것 같다.
    딱따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와 아내의 수지침 그리고 지압덕으로 나의 아픈 배가 나았다.
     
    아픔이 사라지니 얼마나 좋은지? 육체의 아픔, 고통이란  생활을 방해하는 독소다.
    이 독소를 제거해야만 우리는 자유롭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항상 순조롭기만 하겠는가.
    바닷물, 강물도 넘칠 때가 있고 산도 무너질 때가 있으며 바위도 떨어질 때가 있다.
    모든 것이 불균형을 초래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지.
    엉키는 것, 막힘, 무너짐, 부서짐 … 

    산책의 끝에서 몇몇 사람들이 벤치 앉아 조용히 대화하고 있다.
    모르는 듯 흘러가는 우리 균형의 세계.
    우리는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기온은 차지만 산책길에 나무들 아직 가을이다.
    급격한 온도 변화에 균형을 잃을 수 있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천천히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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