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우리의 결혼 기념일 이다.
아내는 어디로 여행을 가자고 했다. 나도 그러자고 했다. 벌써 40년이 되었네? 세월은 참빠르기도 하지 . 인생은 물안개와 같고 아침 이슬과 같다더니 우리의 인생은 참으로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그간의 삶과의 투쟁이 이젠 하나의 아름다운 인생의 한장 그림과 같으니 옛날의 고생은 하나의 환몽 이었고 지나가 버린 젊음의 힘이었구나 …
 
오늘 아침 일어나 더 늙기 전에 유럽 여행 한번 가야지 ?
그러게 말야 .. 좀더 있다가 .. 왜? 아낸 내말에 바로 동의하지 않는다.
돈이 없어서 ? 언제는 그까짓거 카드로 할부 해서 가지 뭐 ? 하더니
왠일 일까 ? 손녀가 태어나서 ?  코로나 때문에?
나중에 물어봐야지.
 
여하튼 오늘은 강화도 들러 꽃게탕을 먹고 석모도 미네랄온천에 가고 싶다고 한다. 하루 숙박하며 좀 멀리 가자고 하더니 돈도 많이 드는데 ...당일 치기 로 가자고…
결혼 기념이다.
그래 가자 !
 
아침에 일어나 아내를 포옹하며
여보 40년동안 행복했어.. 수고 많았어 .. 잘 살았지 ? 고마워 ..
하며말을 건네니
 
응 그래 … 하며 바로 부엌으로 간다.
감격이라도 했나 ?
우리 인생 잘 살아왔지?
싸우기도 하고, 의지하기도 하고
사랑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며
소망을 키우며 잘 살아왔지?
삶의 여정이 모두 그분의 손안에서
이루어졌음을 감사하며
나도 나스스로에게 감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