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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바람이 선선해졌다
기온이 내려갔다
오후 2시 한낮인데도 땀이 나지 않는다
거실의 커튼을 활짝 열어 졌혔다
선풍기도 에어컨도 정지시켰다
조용하다
소음이 사라져 버렸다
생각하는 계절을 알려준다
가을!
누군가 결실의 계절이라 했지
조용히 식어가는 가을의 태양
열매들은 그 누구도 말하지 않고
자신만의 영성에 고개를 숙인채
알알이 익어가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 와 있나?
무엇으로 살고 있나?
갑자기 이 생각을 하게 되는 오후
창문으로 지나가는 바람소리 조차
방해 될까
조용히 나의 살갗에 다가와
미끄러지듯 스쳐 지나간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스쳐간다
익어가는 열매들도
우리에게 선사할 풍성한 축복을 지닌채
내 옆으로 지나간다.
내 마음속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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