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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의 소리
    산행이야기 2010. 3. 13. 20:36

                아직은 좀 쌀쌀하지만

    양지쪽엔 봄빛이 따스하게 비치는 토요일 아침이다.

    삼호현에서 연경산으로 간다.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즐기고 있었다.

    노적봉 휴게터엔 젊은사람들이 시산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모여 제를 지낸다.

    산행모임의 즐거움이다.

     

    양지쪽 길은 녹아 질기도 하지만 응달진쪽을 걸으면

    땅이 잘다져져 있어 걷기에 좋다.

     

    일년 열두달, 산행이 습관처럼 되었는데

    오늘은 문득 산과 인생을 생각해본다.

    사계절이 보여주는 날씨엔 추운날, 따듯한날, 더운날, 선선한날, 포근하고 조용한 날, 을씨년스런날... 산에는 그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들이 있다.

    맑은날, 선선한날, 뜨거운날, 흐린날, 안개낀날, 비오는날, 눈오는날, 바람부는날,

    따스한날..., 

    우리네 인생살이도 경쾌한날, 몸이 무거운날, 그저그런날, 신나는날, 몸이 아픈날,

    화나는날, 시원한날, 기쁜날, 슬픈날....

     

    산에는 변화무쌍한 날들이 우리에게 펼쳐진다.

    같은 산을 수없이 다녀도 매번 다른것은 우리네 인생살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산처럼 끝없는 변화 속에서 인생을 잘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산에서 보여주는 나무들과 숲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봄나무, 여름나무, 가을나무 겨울나무, 계절마다 매번 다른 모습들

    벌써 나무잎이 나오기도 전에 꽃을 피우는 작업을 하고 있는것일까?

    큰나무 가지에 주렁주렁 강아지풀같은, 꽃의 수술같은 것들이 매달려있다.

    이렇게 빨리 나오는 나무도 있구나

    지난해의 나무잎인가?

    아냐 요즘 나온거야 !

    잘보라구.  푸른빛과 황갈색의 싱싱한 새순이 아닌가!

    오 , 그렇구만! 참 빠른데, 벌써 저렇게 크게 나왔어.

    하산하다 나눈이야기다.

     

    참 신기하다.

    조금있으면 숲을 이룬다.파랗게.

    작은 나무들이 군락을 이룬곳은 하얗고 노랗게 그리고 안개와 같이 수많은 꽃을 피울것이다.

    또 조금있으면 나무들의 잎파리는 연두빛을 이루고 파란색이 온산을 뒤덮는다.

    순간순간 변해가는 숲과 나무들의 모습을 볼 때면 시간의 흐름을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다.

     

    지난주보다 더크게 새순을 보여주는 나무.

    그너머로 걸어가는 산우님들. 오늘은 초점이 흐린 사진속의 엑스트라다.

    주인공은 나무의 새순.

    또렷하게 촛점을 맞춘 나무들의 새순을 보는것은 산을 가는 우리들의 목표다.

    거기서 생명력을 느끼고 삶의 강인함을 보게된다.

     

    올핸 유난히도 추운 겨울이었지.

    영하 16도의 강추위도 견딘 저 자그마한나무.

    강인한 생명력이 있기에 봄을 기다려 나온 파릇한 새순.

    그것을 가까이서 보고 카메라에 담는것은 생명력을 담는 일이고 삶을 새롭게 하는 일이다. 

     

    산을 다니므로 건강해졌다.

    강추위도 거뜬히 견디고 오히려 추위를 모르고 다녔다.

    눈도 얼음도 즐거움의 대상이었지.

    3월의 눈이 있었지만 그건 힘없는 눈이었지.

    강추위의 눈이 우리가 어렸을 적 보던 눈이었는데,

    온난화는 거꾸로 우리에게 그어렸을적 추위를 몰고왔지.

     

    3월의 눈은 이제 힘이 없었다.

    땅에 맞닿은 눈은 이미 녹아있었고 겉만 흰색을 드러내고있는 눈이었지

    다음날이면 녹아버리는 그런 힘없는 눈이었어...

    계절의 흐름앞에 동장군은 이제 힘을 쓸 수 없지.

     

    빠르게 움직이는 계절앞에 문득 느림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겨울이 길어서 일까?

    산길을 걷다가 그이야기를 해본다.

    우리나란 겨울이 길어 봄을 이야기하려 해도 금새 봄이 오는건 아냐.

    그래서인가 겨울이 짧게 갔는데도 길게 느껴질때가 있다.

    그러다가도 봄이 본격적으로 오면 이런 생각이 들지.

    이젠 봄 가을이 없어졌어. 봄, 가을옷은 입어볼 시간도 없이 휙~ 지나가 !

     

    산에서 생각해보는 인생

    변화무쌍한 산속의 식물들, 변화무쌍한 인생 여정...

    순간순간 움직이고 있는 생명의 소리가 우리귀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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