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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오는 날
산길을 걸어요
오늘 산에는 사람들이 있을까?
정말 아무도 없어요
혼자서 우산을 들고
조용히 걷고 있어요
나무와 꽃
모두들 비를 맞고 있네요
조용히, 차분히
모두들 흡족한 미소를
띄우며 비를 맞고 있어요
꽃은 세안후 더욱 밝은
얼굴을 뽐내고 있고
나무들이 실컷 물을 먹는
소리가 들리네요
벌써 철죽꽃이 피었어요
여기저기 물로 씻긴 나뭇잎들
더욱 파랗게 보이고
나뭇잎 끝에 맺힌
수정같은 물방울을 보니
내 마음이 맑아집니다
정자에 앉아 듣는 빗소리
세상의 소음 없어지더니
이네 벗꽃의 흩날림으로
나를 일어서게 하네요
어디론가 가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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