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자신의 노래 6시인의 시(詩) 2023. 8. 30. 20:00
월트 휘트먼
한 아이가 물었다. 풀잎이 뭐예요? 손안 가득 그것을 가져와 내밀면서.
내가 그애에게 무어라 답할 수 있을까...... 그것이 무엇인지
그 애가 알지 못하듯 나도 알지 못하는데.
나는 그것이 내 기분의 깃발, 희망찬 초록 뭉치들로 직조된
깃발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나는 그것이 하나님의 손수건이라고 생각한다.
향기로운 선물이자 일부러 떨어뜨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한구석 어디엔가 그 주인의 이름을 간직하고 있어 그것을 본 우리가 누구 것이지? 하고 묻게 되는 그런것.
아니면 나는 풀잎은 아이 그 자체라고 ...... 식물로 만들어진아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나는 그것이 불변의 상형 문자라고 여긴다.그리고 그것은, 넓은 곳에서든 좁은 곳에서든 똑같이 피어나며, 흑인들 사이에서, 마치 백인들 사이에서처럼,프랑스계 캐나다인, 버지니아 사람, 하원의원들, 아프리카 출신 미국인들 사이에서처럼 자라난다는 것, 내가 그들에게똑같이 주고 똑같이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지금 그것은 내게 깍이지 않은 아름다운 죽음의 머리칼로 보인다.나 너 둥근 풀잎을 부드러이 사용하겠다.아마도 너는 젊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아마도 내가그들을 알았다면 나는 그들을 사랑했을지도 모른다.너는 나이든 사람들과 여성들로부터, 그들 어머니들의 무릎에서 곧장 받은 후손들에게서 비롯되었을 것이다.그리하여 너는 이곳에서 어머니들의 무릎인 것이다.
..... 중략
당신은 젊은 이들과 나이든 이들이 무엇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여성들과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은 살아 있고 어딘가에서 잘 지낸다.
가장 작은 새싹이라 할지라도 진정 죽음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설령 존재한다 해도 죽음은 삶을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었고,
그것을 붙잡으려고 종점에서 기다리지 않는다,
그래서 삶이 나타난 순간 멈추었다.
모든 것이 앞으로, 밖으로 나아간다...... 아무것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죽는다는 것은 어떤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
더 운 좋은 것이다.
Walt Whitman(1819~1892,미국)
* 풀잎은 12편의 시와 서문이 담긴 시집이다. 시인 랠프 월더 에머슨이
'미국이 배출한 가장 놀라운 작품' 이라 평했을 만큼, 당대 미국 사회를
관통하고 있던 주류의 믿음이나 신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동시에 산문의 문장을 열거해 놓은 듯한 자유시의 형식을 선구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풀잎'에서 느낄 수 있는 예언자적 어조의 유려함은 성경에서 받은
영향으로 보이며, 그 밖에도 단테, 셰익스피어, 호메로스, 소포클레스와
아이스킬로스등의 작품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휘트먼은 풀잎과 같은 미물을 통해 인간의 중요성을 노래한 시인이자,
죽기 직전 까지 자신의 관심을 끈질기게 추구한 위대한 시인 이었다.
- 월트 휘트먼 시집 (풀잎: Leaves of Grass) , 허현숙 옮김, 열린책들, 2017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