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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고 있다.
바깥은 비
숲속은 시원한 그늘.
증오로 울부짖으며 죽어간 흉칙한 뼈다귀.
고양이의 시체가 썩어
두개골과 안면이 사라지고
먼지가 되어 나뒹굴다가
비가오니 잠잠하다.
먼지를 잠재우는 비.
아카시아 향기
찔레꽃 건드리자 파드득 꽃잎이 떨어져
나를 건드리지 말라 하는데
그래도 아침 향기로움과 초롱한 아름다움에
꽃을 꺽다.
조금더 큰 꽃잎이 아름다워
다시 꺽다가
가시에 찔려
앗!
더 이상 꺽지 말라 하는데
옆을 보니 단풍잎 푸르러
세상의 다양함에 행복을 느낀다.
가다가 아카시아향기 너무 향기로워
다시 숲을 뒤돌아 보면
하얀 아카시아 꽃다발 푸른잎보다 많다.
반쯤핀 몽실한 아카시아꽃 조심스레 코에 대보니
그향기 숲속을 가득 채웠다.
질레꽃과 단풍잎
아카시아 어우러진 숲길.
아침에 오솔길 따라 걷노라면
뇌속에 떠오르는 삶과 죽음의 단어들.
아카시아꽃 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하나의 생명이된다.
영혼이된다.
그 꽃과 나뭇잎
한아름 꽃다발 되니
꽃집의 꽃들이 질투한다.
산속에 가득한 아카시아, 찔레꽃, 솔나무 향기
그 영혼의 푸르름은 어느덧 내가 갔었던 산속에서 하나가 되었다.
08.5.5 아침. 산에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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