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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온다.
오회장님이다.
"지금 비가 오는데 효성산은 취소하고 연경산으로 해야겠어"
이때가 12시가 좀 넘었다.
" 그러네요"
난 비가 오는 줄도 모르고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전화를 걸고 문자를 띄워 산우님들에게 변경내용을 알린다.
" 비로 인해 연경산으로 변경합니다."
퇴근하고 집에서 점심을 하며 아내와 같이 가자고 했다.
아내도 오랜만에 OK다.
4시 5분경. 삼호연엔 벌써 이선배님과 오회장님이 나와있고
언덕을 오르니 형수님들 두분이 청학동 쪽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아내와 두형수들은 손을 들며 반가워 한다.
조금있으니 후배님 둘이 오고 우린 8명이 되었다.
연경산으로 오르며 男팀 과 女팀이 갈린다.
우린 앞에서 먼저 노적산 까지 갔다. 조금후 女팀이 오고
노적산 휴게터는 우리의 공간이 되었다,
둥그런 의자를 탁자로 삼아 그위에 이선배님이 싸온 족발과 두꺼비, 상원씨가 가져온
홍어회가 등장한다.
" 와 ! ~ 무의도 에서 못먹은 홍어! 여기서 맛보는구만 !"
우리들은 삼합을 만들어 먹는다.
묵은 김치에 족발에 홍어를 놓아 삼합이라며 두꺼비와 함께 입으로 들어가는데...
그맛이 죽이는구만요!
상원씨 비싼 홍어 잘먹었네 그려!
이얘기 저얘기 수다들을 떨면서
선후배가 주말마다 모여 아내들과도 대화하다 보니
그 시간이 정말 즐겁군요.
살아가는 이야기
그 속에서 배우는 인생의 이야기
누구에게나 있는 애환을 들을 수 있는 삶의 이야기를
산우회라는 만남을 통해 얻을 수 있으니 행복 입니다.
이선배님 왈
"야 나를 빼놓지 말아줘. 정말 이 산우회 없으면 무슨 맛으로 사냐 ! "
이선배 형수님왈
"잘보이세요 젊은 후배님들에게.. 잘못하면 누가 끼워 주기나 할것 같애요? "
"하하하"
내가 말했다. " 아니예요, 선배님 없으면 재미가 없어요 "
"선배님이 앞장서 지켜주시니까 든든합니다."
우리들은 족발에 홍어에 소주에 옥수수에 떡도 먹었죠.
시원한 매실차를 넣어 칵테일을 만들어 먹으면서
은근히 취해갑니다.
오선배님은 이미 혀가 좀 꼬부라지는듯 특유의 발음이 나오고..
입가엔 하얀 옥수수 두개가 붙었는데
" 아니 내일 또 드시려나?"
상원씨가 그걸 띠려고 닦아 주었는데 이번엔 그옥수수가 얼굴과 이마쪽으로 가서 붙어 버립니다.
우화하하 ! 부자로 사시겠네요. 밥이 얼굴에서 떨어지질 않으니 말이에요! 으하하하!
한참을 웃다가 내려 갑니다.
여성분들 계단을 내려오다가 기자가 한컷 찍으려 하자
"멋진 장면좀 찍어봐요"
하고 이선배 형수님이 얘기하는 찰라
아내가 넘어지려합니다 .
두형수님들이 잡아주며 웃는데 그 모습이 멋진 장면이 되었죠 .
저는 이장면을 놓치치지 않고 셔터를 누릅니다.
보기좋은 장면입니다.
삶의 애환을 잊고 인생의 한가운데서 이런 행복한 장면들이 자주 나와야겠죠.
우린 조개 칼국수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습니다.
"산위에선 간식이고, 시원한 국물의 칼국수로 저녁을 하시죠."
우리들은 소주 세병을 마시며 사는 이야기에 시간 가는줄 모릅니다.
배우며 가르치며 들으며 말하며 만남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오선배님 이선배님 내외분과 상원씨는 다시 청학동 쪽으로 넘어갑니다.
야간산행까지 하게 되는군요. 여름날의 해는 길어서 참 좋습니다.
녹음속을 걸으며 인생을 얘기하는 만남의 장 !
우리산우회는 100회 기념축하모임을 갖기로 했습니다.
내년 초쯤 되겠죠? 하얀 눈속에서 맑은소주를 마시며 ...
맑은 마음으로 즐거움을 나누어야죠.
행복한 하루, 주말 되시고
다음주엔 수리산의 울창한 녹음을 만끽해 보시죠.
어제의 연경산 산행 .
약간의 빗방울, 흐린날의 구름이
더욱 시원한 오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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