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엽’(La Feuille Mortes, 1892)
레미 데 구르몽(Rémy de Gourmont 1858~1915, 프랑스)“시몬, 나뭇잎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그래도)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어렸을 적에 외우고 다니던 구르몽의 낙엽
누구나 한번쯤 읊조려 보았던 유명한 시로
만추의 계절에 눈 감고 기억해 보시죠.08년 11월15일 토요일 오후 3시
삼호현엔 이선배님이 나와 계시다.
무덤가를 지나 삼호현으로 가니 홀로 아래를 쳐다보고는 손을 흔드신다.
잠시 누가 나올까? 기다리다 손선생에게 전화를 해본다. 결혼식장 이라고 한다.
"가자구"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이런날엔 말안해도 문학산보다는 연경산이다.
팔각정으로 곧바로 오르는 길은 너무 짧다.
우린 우측 오솔길로 돌아간다.
거기서부터 펼쳐지는 낙엽의 파노라마!
그야말로 멋진 가을의 광경이다.
산은 같은 산이로되 그옷은 형형색색 때마다 다르다!
우리동네 작은 산이 지만 어느산 못지않은 아름다운 계절의 멋을 볼 수 있다.
낙엽을 보니 구르몽의 시가 절로 나온다.
태봉선배님 벌써 시조를 읊조리듯
"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밟는 소리를 ...."
오늘 그시를 다시 찾아보니
시몬, 너는 좋으냐 로군요.
오랜만에 이詩를 읽어보니
가을 낙엽을 더욱 느낄 수 있는 좋은 시네요.
오늘 우리둘은 구르몽의 첫구절을 읊조리며 낙엽을 원없이 밟아봅니다.
정말 많습니다. 낙엽이...
오늘이 아니면 볼 수없는 낙엽과 단풍의 산입니다.
다음주 까지는 괜찮을것 같군요.
오늘이 낙엽의 절정입니다, 낙엽도 싱싱하다고 하면 이상할까요.
바로 떨어진 낙엽은 싱싱하군요.
이선배님과 낙엽을 밟으며 노적산 뒷길로 오릅니다.
그곳 광경도 대단하군요. 단풍과 초록과 낙엽이 어우러진 산속의 경치는
삼악산 보다도 소요산 보다도 더 아름다웠습니다.
노적봉에서 족발에 솔주를 마시는데
나무위의 새소리는 환상적입니다.
새들도 솔주를 마신듯 신나게 노래합니다.
神仙이 따로 없습니다.
물만 흐른다면 그야말로 우린 산신령이된 기분일 겁니다.
새들은 우리를 반기고
낙엽은 우리를 감싸주는 가을!
가랑비 내리는 토요산행은 그야말로 山이 주는
자연의 맛을 한껏 누린 시간이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