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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새길로 가고 싶어진다.산행이야기 2008. 11. 7. 17:38
산에는 길이 많다.
가다보면 이정표가 가끔씩 나타나는데
매일 가는 길만 가다가 가끔은 새길로 가고 싶어진다.
오늘 문학산행도 여느 때와 다를바 없지만
그래도 다르다.
오를때부터 날씨가 선선하니 등산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다.
구름이 하늘에 멋지게 펼쳐져있다.
비가 온후의 구름같이 하얀 구름과 검은 구름이 보인다.
산을 오르면서 구름을 찍는다. 여기저기 좋은 광경을 찾아 하늘을 찍는다.
단풍 나뭇잎을 배경으로, 산을 배경으로, 바위를 배경으로 하여...
산을 막오르는데 전화가 온다. 손후배와 김후배이다.
오늘 산행에는 전화도 안했는데 이렇게 와주니 너무 반갑다.
손선생님도 이젠 우리 산우회의 고정멤버가 되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산을 좋아하는 후배님이다.
삼성산을 가끔 간다고..
우리산우회에서도 한번 가기로 했다.
20여분이면 간다는데 뭐 못갈 거 있나?
세번째주 토요일엔 광교산을 가기로 했다.
지난봄 철쭉의 아름다움을 잊을 수 없다.
이선배님이 나서서 가고 싶다고 하시니 우리도 싫지않다.
그산은 여성들도 쉽게 갈수 있는 부드러운 산이다.
좀 힘들면 단축코스로 갈 수도 있다.
가을의 광교산은 또 어떨까?
단풍으로 붉게 변했을까?
봄의 신록이 가을의 낙엽으로 변했을 거다.
우린 산정상에서 드디어 이선배님이 가져오신 20년도 더 된 솔주와 매실주, 어름주 !
어름주? 새로 보는 술입니다. 한국의 바나나라고 하는데 전 처음 듣는 과일주입니다.
어름주이니 어른 부터 한잔 하시죠! 어른주로 이름을 바꾸어 한잔 따르며 웃습니다.
손선생님이 가져온 복분자 주도 마셔봅니다.
오늘 네가지 술을 한번씩 맛보고 나니 80년을 산 기분입니다 .
20년씩 4번 !
년륜이 있는 술들과 오회장님이 가져온 순대와 형수님이 가져온 사과
내가 가져온 감을 깍아 놓으니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산 정상에서 단풍과 함께
깊은 맛이나는 술을 한잔하니 행복이 절로 와있습니다.
"앞으로 5분후 하산합니다."
노을이 바다속으로 들어가는 저녁
우린 문수암쪽으로 하산 하여
설렁탕집으로 향합니다.
"정선생 안녕하신가?
이술 한잔 해보시게 20년 묵은 솔주인데
이술 먹으면 장사 잘될걸세"
정사장님
밝은 웃음을 활짝 보이며 " 소주는 서비스입니다 ."
20여년전 깨끗한 산속에서 딴 솔잎이
우러난 술맛이 소주와 비견될 수 있겠는가?
솔주 두잔에 뿅 간 정사장님
소주 값이 아깝지 않았죠.
우린 광교산 얘기를 하며
말없이 나와준 김후배와 손선생님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선배님 아직도 남아 있나요?"
"그럼 있지, 많아 "
혼자서는 반주도 안하신다는 이선배님, 요즘의 산우회를 위해 준비하신것 같습니다.
"에이 그술 있을 때까지만 나올랍니다."
모두들 웃는다.
이선배님, 또 담그어 놓은 술이 있겠죠?
아니면 산우회 끊어질까봐 지금 새로 솔주를 담궈놓으셨는지도 모르죠.
이선배님의 산사랑에 찬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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