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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리는 눈은 왜 아쉬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다지 춥지 않은 탓에 눈은 가끔 비처럼 가느다랗게 내리기도 하고
오늘은 그래도 좀큰 눈발이 내리는데 왠지 지난 폭설때와는 달리
눈내리는 모습이 힘이 없어보입니다.
춥지가 않아서일까요?
문학터널을 지나다 문학산을 바라다 보았죠.
시내 도로는 눈이 녹았지만 터널을 들어가기전 산을 바라보니
하얗게 눈꽃이 덮여있습니다.
' 야 ! ~ 참 보기좋다. 이제 올겨울의 마지막 눈이될까?
돌아오는 산행에서 다시 눈위를 걸어보겠구나! '
계절의 흐름앞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은게 인간일겁니다.
그런데 계절은 속절없이 가고있으니 ... 이런 생각에 이번 눈이 아쉬운것 같습니다.
' 아냐 ,한번 또 추위가 오면 지난번처럼 큰눈이 올 수도 있겠지? 그땐 기분이 어떨까? '
계절은 우리에게 지난 경험을 불러 일으킵니다.
' 이때쯤엔 아쉬움을 느껴야 하는거야...눈이 또온다고 해도 아쉬움은 마찬가지일꺼야.
그게 세월이니까...'
오늘밤에도 눈이 내립니다. 가랑비 같은 눈이 오다가 멈춘것 같네요.
창문을 열어보니 처마에서 물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귀성길에 오른 수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가는길에 아쉬움을 느끼며 밀리는 차속에서
계절의 흐름을 느끼겠죠.
고향을 그리며 설을 지내러 가는 많은 사람들.
고향은 부모님과 친척과 형제들과 친구들이 있는곳
떨어져있는 친구들과는 핸드폰으로 새해인사를 나눕니다.
' 즐겁고 행복한 설날되세요'
'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포근함과 함께 사랑이 넘치는 설 맞으세요!'
참 예전에는 크리스마스와 설날까지 이어지는 년말 연시에는
카드와 연하장을 보내려고 문방구에 들르곤 했었는데..
그리고 정성스레 글을 써서 그림이 있는 카드와 연하장을 보내고 받곤했었지.
이젠 내손안에 있는 휴대폰으로 문자를 주고 받고, 컴퓨터에 그림을 담아 이메일로 보내고..
편리하긴 하지만 좀 운치는 없는 전자 통신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자연이 더 그리운거 같습니다.
직접 내손으로 카드나 년하장을 만들어 정을 듬뿍 담은 마음을 보내는 일은
자연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것 같습니다.
문학산에 내려앉은 눈꽃들 !
월요일이면 그꽃들을 보겠지
봄이 오기전에 한번더 아쉬움을 달래는 눈꽃들을 보며 산행을 할 생각을 한다.
' 눈아 녹지 말아라 ! 더 추워져라!'
동문모임을 마치고 돌아가며 아쉬움에 ' 빈대떡에 한잔만 더할까?' 그리고
공갈빵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아쉬울때 떠나자 !
계절은 여지없이 떠나간다. 아쉽게도 떠나가고 있다.
설날전야에 작은 눈발을 바라다보며
' 좀더 추워져서 크고 하얀 눈이 펑펑 내려라 ' 하고 가는 겨울의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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