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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카시아 향기
    산행단상 2013. 6. 3. 20:36

     

     

     

     

     

     

    작은산 이지만 

    초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아카시아, 떼죽나무 향기가 짙다.

    늦은 봄 하늘을 가리는 나무들중 제일늦게 나뭇잎을 보이는 동네산의 아카시아는 

    이제 마지막 열차를 타고 여름으로 가고있다.

    키만 크고 앙상한 나무가지 때문에 항상 산의 옷매무새를 엉성하게 만들고있던 아카시아가

    드디어 나무잎을 내놓으며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제야 산 같구만! 산속의 녹음은 하늘을 덮어버리는 나무잎들로 인하여 시원한 그늘이 만들어 졌다.

    그속을 걷는 기분은 상쾌하다.

     

    한참 가다보니 아카시아꽃 향기보다 더진한 향기가 코를 찌른다.

    아카시아 향기와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진한 독기가 서려있는듯하다.

    음 ~   이건 아카시아와 섞이어 있는 묘한 향기...

     

    나무잎 아래로 피어있는 떼죽나무 때문이었다.

    이곳은 떼죽나무도 많다.

     

    그곁을 지나니 아카시아보다 더진한 향기.. 코가 찡하며 머리도 띵한듯한 기분이다.

    이게 떼로 물고기를 죽인다는 떼죽나무..

     

    처음엔 아카시아로 착각했다. 높은 키에서 품어나오는 아카시아의 은은한 향기와 함께

    키작은 떼죽나무 아래를 걸으니 독을 마신듯 어지러움을 느낄것 같기도 하고...

     

    선배님 이건 아카시아와는 좀 뭔가 다른데요...

    그게 떼죽나무 냄새야!

    어쩐지 ~

     

    어쨋거나 산을 뒤덮은 녹음이 싱그럽고 시원하기만 하다

    아카시아 꽃이 하늘을 덮고 있고 떼죽나무의 꽃이 바로 내머리 위에서 하얗게 피어있다.

    마음 아픈이들, 몸이 아픈이들, 이곳에 와서 향기맡으면 잠시나마 자연이 주는 치유의 공기를 마실수 있기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 이곳에 와봐!"

    "나와 같이 걷지 않더라도 ..

    혼자라도 이공기를 마셔봐 "

     

    혼자 맡기 아까운 아카시아 향기를 ...

    유월에만 열리는 하얀 포도 덩어리를 바라보며 어린시절 나뭇잎을 따서 친구와

    가위바위보로 나뭇잎을 떼며 하얀 아카시아꽃을 먹던 생각이 난다.

     

    하산길에 키가 큰 나무에 달린 아카시아꽃은 따먹지 못하지만 그 향기를 맡으며

    하얀 막걸리로 목을 축이면서 호탕하게 웃으니 이순간만은 산속 사나이다.

     

    저녁 일곱시가 다 되었는데도 데도 해가 앞집 담장을 맑게 비추고 파란 하늘위엔

    아카시아 떼죽나무 꽃이 하얗게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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