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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에 호랑이가 있었나?
그게 궁금하다.
조렇게 작은 산에 호랑이가 있었겠나?
옛날부터 인왕산 호랑이가 있다는 말은 들어왔다만 ...
과연 있었을까?
오늘 그게 궁금 해서 가기로했다.
몇주 전부터 인왕산에 가보자고 한 이선배님의 요청이 이루어졌다.
그래 가보자구. 인왕산 호랑이가 과연 있었는지
그산세를 보러가자구 !
옛 한양,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 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이다. 그 산을 이어주는 성곽이 한양도성이다.
성곽의 동서남북 방향에 사대문( 동대문, 서대문, 남대문, 북대문)이 있다.
동대문은 흥인지문(仁), 서대문은 돈의문(義), 남대문은 숭례문(禮)이라 하고 , 북대문은 숙정문(智)이라한다.
우리 조상들은 사람이 갖추어야할 덕목인 仁義禮智信중 인의예지를 사대문 이름에 붙여 사용하였다.
우리가 걸은 코스는 광화문역에서 창의문을 거쳐 부암동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여기서 창의문이 나오는데 한양도성의 사대문에는 小門이 네개있다.
동,서,남,북대문 사이에 동소문 , 서소문 , 남소문, 북소문이 그것이다.
우리는 지금 도성의 북쪽 북악산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북소문 그러니까 창의문에 와 있다.
우린 사직공원의 사직단을 거쳐 인왕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과연 호랑이가 나올까?
우스운 이야기 같지만 나올법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땀을 적시며 성곽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그늘이 없어
계단옆 시원한 산길로 들어가고픈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시원한 그늘을 찾아 더 깊숙히 갈 수가 없는데
그이유는 그곳으로 더가면 호랑이에게 잡혀먹힐게 뻔하기 때문이다.
가끔 정상으로 가는 길중 산길로 접어들어 시원한 그늘이 더위를 식혀주곤한다.
옛날 호랑이는 분명 이 그늘진곳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더위를 식혔을것이다 .
그도 더이상은 갈수가 없었을 것이다. 호랑이도 호랑이게 잡혀먹힐께 뻔하기 때문에
더이상 가지는 못하고 그곳에 앉아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흐흐... 그럼 그호랑이 , 인왕산 호랑이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우린 우선 호랑이를 찾기위해서는 기운을 차려야했다.
멋있게 자란 소나무 군락지 아래 그늘에서 우린 점심을 먹기로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호랑이를 잡으려면 기운이 있어야 할것 아닌가!
너희들이 인왕산 호랑이를 잡겠다고 ? 구경만해도 다행이다.
구경만 하려해도 이상태로는 안되겠다.
우리는 준비성도 없지 뭐야 ..
도시락은 오회장 내외분만 가져오고 우린 빈손으로 왔다.
그래서 막걸리를 샀다. 세병만해요...
민선배님 각 일병은 되야지!
나오다말고 다시 슈퍼로 들어가 한병을 더산다.
흐흐흐 ,,,. 호랑이를 보려면 한병씩은 마셔야지..
강심장이 되려면 한병씩은 마셔야지 !
이더운데 술은 그만 사세요..
그렇게 더운 날은 아니다.
약간의 안개가 산주위를 덮고있고 소나무그늘 아래에 앉으니 선선한 산 바람이 섞여 올라온다.
드디어 막걸리가 입안으로 들어간다.
크~ 호랑이가 오다가 우리가 터뜨리는 막걸리 트림에 놀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2인분 식사를 5인분으로 만들어 먹었다. 왜이리 맛있는지.
팥밥에 깻잎, 오이지, 멸치에 고추장, 오이와 블루베리 그리고 후식으로 말린 이스라엘 무화과 열매 .
특이한 것은 이스라엘 무화과 열매이다. 맛은 비슷한데 우리나라 것보다 세배는크다 .
아 ~ 거기(이스라엘) 가셨다가 사오신거 군요. 음~ 꽤큰데요 ..
오늘도 숙제가 많다.
호랑이, 이스라엘 무화과, 한양도성, 그리고 걸으며 보이는것, 듣는것, 상상하는것, 생각하는것, 모두가 숙제들이다.
이걸다 어떻게 푸나?
풀어야할 것들이 많은게 행복하다.
호랑이가 나올때가 되었는데 얼른 상치우고 올라가자!
자리를 치우고 일어나니 술기운이 돈다.
서울의 중심을 바라다볼수 있는 바위위에 서본다.
아! 저기 경복궁, 광화문, 박물관, 그뒤로 청와대..안개로 시야가 뚜렷지는 않지만 창덕궁 창경궁이 보일까 말까하고...
저멀리 남산이 보인다.
이때 ! 바위위에서 우린 호랑이를 보았다 .
더이상 가지 마세요...
술기운에 용기내어 더가다간 호랑이가 덮석!
뒤로 물러서세요 ... 우린 가만히 호랑이 눈을 바라다 보고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하얀 호랑이가 우리를 바라다 보고 있었는데
그놈은 그야말로 빛나는 눈과 화려한 가죽을 입은 젊은 호랑이였다. 광채를 드러내며 바위 위에서
우릴 바라다 보며 동시에 우리 다섯명을 한입에 집어 삼켜버렸다.
한번에 못 삼키니까 다시한번 꿀꺽 삼킨다.
우린 행복해 했다. 웃음을 지으며 인왕산 첫번째 호랑이에게 잡혀먹힌 것이다.
뱃속에서 물어보았다 . Where do you come from? Oklahoma.
더 이야기하고 싶어서 " Why do you come in korea ? to study . Where do you study? Yonsei university.
What is your major? Chemical engineering. 이 미국 오클라호마 호랑이, 호수가 많은 곳에서 인왕산으로 유학왔구나!
What grade are you? junior! 음 ! 이놈, twenty one or two years old 쯤 된 놈이구만...
호랑이 위장에서 장속으로 빨려들어 가면서도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말한다.
오클라호마 호랑이가 인왕산 호랑이에게 잡혀먹지 않도록 걱정스럽게, it's a very dangerous. go together!
Where do i go down ? this wAAAAAAAAAAY...
오클라호마에서온 호랑이는 우리를 배속에 둔채로 쏜살같이 뛰어 내려갔다.
성곽 계단옆으로 가자구. 나무그늘 아래 시원한 길로 말이야 !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철조망이 쳐져있어 가기가 어렵다.
두번째 호랑이는 오선배님이 보셨나?
다시 되돌아온다 . 응 그곳에 분명 호랑이가 웅크리고 앉아있었을 것이다.
나는 못보았다 . 겁많은 내가 어떻게 호랑이를 보아? 민선배님은 내뒤에서 이미 팔뚝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응? 뒤에도 호랑이가 ?
우리는 줄행랑을 친다. 다시 내려가 계단으로 가야해!
다시 땡볕을 쬐며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이산은 여름에 오는 산이 아니라나.
누군가 그런얘길 했데..
아무려면 어때 . 우리기준은 시간.. 그리고 높이지.
우리가 사는곳으로 부터 2시간 이내.. 높이는 400미터 이하 ....
호랑이는 더이상 쫓아오지 않았다.
정상으로 가기 일보전 나무가 있고 그늘이 나온다. 우린 그곳에들어가 세번째 호랑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기다려? 인왕산 호랑이를 뭘로 보고 !
우린 기다리는동안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오선배님 정선아리랑 가사를 말하는데 .. 무슨 말인지 잘 못알아 듣겠다. 내가 불러본다 아리이 ~랑 , 아리이 랑 아라링ㅇ이요. ~
이거 아닌가요?
이선배님은 진도아리랑을 부르시는데... 다 못하고 만다. 호랑이가 나타났으니 ...
번뜩이는 눈앞에 쪼그라진 우리는 땡볕으로 내쫓긴다. 이게 식은 땀인가?
좌로는 안산이 우로는 북악산이 보인다. 인왕산 정상쪽의 산의 커다란 바위가 마치 호랑이 줄무늬 같다.
등뒤로 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상의는 이미 다젖어 있었고 ..
정상에 오르니 하산길이 보인다. 그늘이 많다. 내려가는길은 시원하겠구먼...
인왕산 호랑이는 땡볕이 내리쬐는 바위 위, 옆, 잠시 쉬는 그늘에서만 나타났다.
그자리는 우리의 자리가 아니었다.
인왕산 호랑이의 자리였다.
아무나 그곳에 오래있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잠시만 사람이 머물수 있는 곳이었다.
저멀리 북악 스카이웨이가 보이고
우리들은 나무계단을 사뿐하게 걸어내려간다. .. 이제 다왔구만 .. 도로가 나온다.
언덕길 우측으로 꼬부라지니 창의문이 나온다.
내려오며 민선배님이 말한다. 근수씨 옷 다젖었네..
문앞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힌다.
땀좀 내야되요
요즘 땀을 못흘리니까 몸이 무거워요...
오늘
인왕산 호랑이는 우리에게 땀을 선사했다.
땡볕으로 내쫓기는 우리들에게 잠시도 오랬동안 쉬지 못하게 했다. 인왕산의 쉼터는 호랑이들의 자리였다.
인간이 쉴 자리가 아니였다.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주고 내쫓는 곳이었다. 오클라호마,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한양도성, 흥인지문, 숙정문, 돈의문,....
인왕산은 바위 위에 호랑이 줄무늬만을 드러낸채로 우리가 차지하려고 하면 바로 바로 내쫓는 그런 곳이었다.
창의문앞 벤치에 앉아
목을 축일곳을 찾는다.
호랑이게 놀란 우리들에게 목을 추겨줄 밥집을 찾는다. 이곳은 부암동.
다섯정거장만 가면 경복궁역이야!
그리로 가자구...
통인시장으로 들어간다. 조그만 식당이 보인다 . 신포시장의 삼분의일 쯤되는 크기의 시장. 조용하다.
저앞에도 식당은 안보이는데 이리로 들어가자구!
막걸리 맛이 기막히다.
인왕산 호랑이 네번 봤다간 기절해 버릴거야..!
밥한그릇 다먹고 , 제육볶음 , 오징어 두루치기... 여성회원님 콩국수 ..
아줌마 음식솜씨 좋네요. 맛이 참 좋아요!
고마워요..!
쌉쌀한 민들레 나물을 먹으니 속이 가벼운듯하다..
지하철역에서 바카스神과 키스를 하려는데
누군가 갑지기 내손을 후리친다.
바카스神 한명이 바닥에 산산조각이 난다.
神을 부수어 버리는 이힘은 누구의 힘인가?
아니~ 인왕산 호랑이가 여기까지 쫓아 오다니?
우리들은 재빨리 지하철안으로 숨어버린다.
세마리의 인왕산 호랑이는 살짝 웃음을 띄우며 우리를 바라보다가
두눈을 번뜩이며 슬금 슬금 지하철역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See you ! Tiger of IN WANG MOUNT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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