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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전 함흥철수 때
피란 나왔던 아주머니가 안보인다
요즘 외로우신가
친구가 생기셨나
만나면 함흥철수 때
배를 타던생각
미군이 나를 휙 던져
배 위로 올려주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는 아주머니
아버지가 준 니꾸사꾸(rucksack)
하나 메고 거제도에 가서
룩색을 열어보니
하나 가득 돈이더라
좋아라 살것만 같았는데
쓸 수 없는 북한돈이더라
아! 거제에서 부산 서울로
오기까지 얼마나
고생하며 살았나
남편이 가까운 곳 놔두고
강원도 요양원으로 가서
종종 떨어져 살았는데
어느날 돌아가시고
혼자 되었네
아들 둘 장가가
손주 낳고 잘 사는데
아주머니는 못마땅 하네
할배 왜 그리 먼곳 요양원을 갔나?
성격도 이상하지
어느날 먼 발치서
어주머니 보이는데
얼굴이 좀 빠지셨네
외로워 보이네
만나서 함흥철수 얘기 또 들을까?
이번이면 다섯번째
외로움에 혼자 걷는 모습에서
그 이야기 다섯번을 들어줘도 좋을것 같다
팔십이 넘어 외로움 타는
룩색 아주머니는
할배가 그립고
아홉살 소녀시절 함흥철수때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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