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일어나 쓰레기를 들고 쓰레기장에 갔다. 스티로폴통을 버리고 옆 길로 걸어가는데 까치가 앉아 있다. 까치들이 많이 있다. 무엇을 주워 먹는지 무리지어 앉아 있는데 내가 다가가니 금방 자리를 피한다. 까치는 참 예민하다.자기가 있는 곳에서 5,6 미터만 떨어져 있어도 금방 날아가 버린다. 영민한 새다. 까치들의 영민함에 나는 놀라고 그들을 가까이서 보지 않는다. 모습을 찍으려고 했는데 흩어 지니 한 두 마리 밖에 못 찍었다. 난 아침 모습을 우리 산우회 카톡방에 올린다. 파란 하늘, 새깃털 같은 구름의 모습을 찍어 지금의 기온과 함께 하루를 알린다. “오늘은 깃털같은 구름이 하늘에 떠 있고 바람이 좀 불지만 맑은 태양 빛이 따스 합니다.” 그리고 사진을 다시 보는데 사진이 좀 맘에 안 든다. 아래쪽에 그림자가 졌다. 다시 올릴까 하고 다른 사진을 찾아 보았는데 그것도 마찬가지다. “ 할 수 없지.오늘은 이걸로 만족 해야지.” 산길로 올라간다. 오늘도 산 입구 야채 가게 자판에는 야채들이 준비되어 있다. 오늘은 배추가 많다.김장 배추가 10개 있고 열무도 있다. 김장거리 여기서 사도 되겠네. 산길로 올라 가는 길엔 바람 한점 없다. 여러 사람들이 산길에서 내려 온다. 좋은 날이다. 조용하고 바람 없는 길이로다. 오늘 아침엔 기도를 했다. 작은 아들에 대한 기도다. 오늘 자기가 준비한 그동안에 결과들을 발표 하는 날인데, 거기에 힘을 실어 주고 싶었다. “오늘 함께 하시는 주님. 주님이 너와 함께 하실 것이다. 너의 노력을 그곳에 쏟아 축복된 발표가 되기를 기도 한다. 자식들의 할일이 우리는 기대가 되지만 그들에게 우리의 소망이 도달 하기를 바라는 마음, 이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거야. 엄마의 기도에도 응답이 왔다. 더 많이 기도로 자신의 믿음과 포부와 각오와 뜻과 희망을 담아 보냈다. 감사하다. 긴 언덕길을 내려간다. 저 아래 배드민턴을 치는 운동장이 보인다. 깨끗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그곳에서 몇 바퀴 돌다 가야지. 내가 지난 봄에 보았던 이팝 나무 꽃과 아카시아꽃을 여기서 보았는데 그때 하얗게 떨어지는 꽃들의 향기를 맡으며 하얀 비빔밥을 그려 보았지. 하얀 아카시아 향기와 이팝나무의 쌀알이 담긴 향기로운 비빔밥 이었지. 이제는 가지가 더 많이 보이는 가을이 되었어.난 배드민턴장을 돌며 그 나무숲을 바라 보고 있었다 .평평해서 좋다. 그렇지만 발바닥에 닿는 소리는 나뭇잎과 흙이 닫는 소리 보다는 그저 아스팔트를 걷는 듯한 지루하고 피곤을 느끼는 그런 소리다. 도롱뇽이 사는 웅덩이 옆으로 돌아 잘 닦아 놓은 오솔길로 들어섰다. 그곳엔 단풍나무도 있다. 빨간단풍이 들었다. 이 산에서는그렇게 많이 볼 수 없는 나무다. 빨간 것도 있고, 주홍색도 있고, 아직 초록색도 있다. 같은 날이 없는 산길. 매일 매일 변하는 산길. 그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날을 느낀다. 느낌을 쓸 수 있는 것은 산속을 걸을 때이다. 바람은 가을을 노랗고 파랗고 갈색과 빨간색, 연두색을 만들었고, 파란 하늘 깃털 그림 , 까만 나무 기둥이며, 예쁜 정자 그리고 억새 풀이 흔들거리는 정원, 나는 그 아름다운 오솔길 지나서 다시 언덕 길로 오른다. 계단이 있다. 계단을 밟고 한발 두발 걸어 올라간다. 앞에 펼쳐진 나무와 낙엽과 풍경은 가을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 을 꼭 설산을 가서 느끼는가 ? 우리 동네 산 속에 나무들의 빛깔은 신의 수채화요 신의 사진이다. 산 길 아침 산책을 하면 쓸 거리가 많다. 너무나 보는 것이 많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들 다 나의 쓸거리다. 가만히 앉아서는 그릴 수가 없다. 상상은 한계가 있는 것이고 보지 않으면 상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매일 매일 보는 것이 나의 상상을 자극하고 내가 느끼는 것, 나의 감성은 세상의 모습이다. 그러면 우리는 밖에 나와 햇빛을 받으며 걸어 한다. 걸을 때 볼 수 있고, 걸을 때 느낄 수 있고, 걸을 때 영혼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내안의 소리가 맑아 진다. 내 눈과 두뇌가 명쾌해진다. 세상을 바로 바라 볼 수가 있다. 건강 속에서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나를 세계에 깨끗하게 열어 놓는 것이다. 아무런 고통도 없이 즐거움으로 상쾌함으로 가벼움으로 저 새의 깃털처럼 가벼운 구름처럼 하늘에 떠 있는 것이다. 조용히 사람이 온다. 아름다운 산속을 걸어 간다. 소나무와 참나무, 팥배나무,생강나무 사이를 가는 나. 아들이 행사를 축복속에 성대하게 시작과 끝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 하며 아침 산행을 마친다. 내려오니 까치가 날아가는데 갑자기 그앞에 황조롱이 인가? 색다른 새가 보인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 이다. 나는 얼른 사진을 찍었다. 집에 가서 어떤 새인지 확인해 봐야지. 그 새가 내 머리 위로 찌르르 삐삐… 하며 날라간다. 보이지 않는다. 우리 동네 산에도 여러 가지 새들이 있다. 새들의 울음 소리는 비슷한것 같은 데 잘 들어보면 조금씩 다르다. 빨리 지저귀는 새, 길게 노래하는 새, 크게 소리내는 새, 짧게 지저귀는 새, 짹짹 거리는 것은 같으나 소리 장단이 틀리고, 소리 억양이 다르다. 돌아오는 길에 까치들이 아직도 길 바닥에 내려 앉아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 오늘 길에 무엇이 떨어졌나? 아마도 나무에서 떨어진 씨앗이거나 벌레이거나 그런 것들이겠지. 까치 들은 나에게 기쁜 소식을 준다. 오늘 작은 아들이 발표하는 그 곳에서 즐겁고 축복된 까치들의 축복 소리가 올려 퍼지겠지. 울려 퍼 질 거야. 까치를 자유롭게 가게 두고 난 나의 갈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