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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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음성시 2023. 2. 20. 13:36
나무를 본다. 나무의 속내를 들여다 본다. 아무에게나 말하지 않으나 누군가에게는 말하고 있는 속마음. 그것은 꽃망울이다. 조용히 겨울을 보내고 난후 꽃망울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나무 뿌리에서 부터 꽃망울까지 물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내밀한 그의 속삭임. 그 속삭임을 들으며 파아란 하늘을 쳐다본다. 휭휭 돌아가는 회전체의 웅장한 소리 그 소리나 나무 속의 물소리나 들리지 않으나 내밀하게 귀 기울이니 신의 소리가 신의 말씀이 .... 아무말 없이 꽃망울로 속삭이는 나무의 음성 그건 우주를 움직이게하는 신의 몸동작 이시다. 끝없이 움직이시는 신의 부지런함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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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핑크빛이다(2)시 2022. 10. 4. 13:10
봄은 핑크빛이다한참 활짝핀 진달래핑크빛 산등성이봄을 소리친다 가끔씩노랗고 연두빛 나는꽃과 나무들이핑크빛 수채화에가려져 있다 그렇지만그들도 내일이면핑크빛 앞날을 상상하고 있지!봄이 가을과 다른것은상상력을 마음껏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면그다지 상상할 것이 없지회색빛 나무가지에 덮힌눈 정도가 아닐까 봄아네가 좋은 이유는지금부터 겨울의 시작까지무지게 빛 색깔을마음껏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그것도 오랫동안긴 햇빛 속에서 말이다 내일은산너머에 더 많이 핀진달래를 보고 싶다봄을 만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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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을 보다시 2010. 3. 21. 15:53
안개가 자욱한 산꼭대기 바위 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가 가장자리인 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오르면 히말라야 정상 위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안갯속 정상은 가까이도 먼 듯 희미한 세계, 나는 안갯속 불투명한 곳을 보고 있다. 그렇지만, 안개처럼 혼미한 세계를 내일은 맑게 개인날로 바꿔주는 힘을 지금 나는 볼 수 있다. 볼 수 없는 태양빛 손가락 사이로 그 빛을 보려 한다 그러나 태양빛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안다 바위 위에서, 나무와 숲과 함께 나는 누구인가? 왜 여기 서 있을까? 물어보지만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나를 잊게 한다 단지, 영혼을 일깨우는 안갯속만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