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팥배나무
    산행이야기 2009. 5. 10. 20:18

     

     

     

    팥배나무는 화창한 봄날에 하얀 꽃을 피우며 자라고 있다.

    나무잎마다 거미줄 같은 나이테를 그려놓고 검은 열매를 향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가다가 외로워진 우리의 삶을 나무는 싱싱한 하얀꽃으로 만개하므로 힘을 주고 있었다.

    우리의 삶이 서로가 외로워질 때에 보란듯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바람에 서로 같이 흔들리다가 부딪히는 꽃잎들은 꽃가루를 바람에 날려보내 어디론가

    다시 내려앉아 꽃을 피우려고 터를 잡았는데 그건 내년이겠지

    내년 이맘때면 더 많은 꽃잎들이 눈송이처럼 매달릴텐데..

    팥배나무는 가을에 꽃잎처럼 많은 열매를 보여주겠지.

     

    그렇게 많은 하얀꽃들은 바람에 흔들거리다가 잠시 걸음을 멈춘

    우리에게 시선을 주고, 우린 그들을 자세히 보다가  이내 아름다운

    꽃수술을 바라다 보고는 참 다르기도하지! 수술은 다같은데

    그 모양하고는... 가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구나!

    " 이봐 ! 이산의 팥배나무가 모두 자네의 카메라에 들어가버리면  다음에 다시 볼수 없을것 같잖아?"   

     

    " 그런가요? 그만 집어넣야지!"

    풍성한 눈 꽃송이 팥배나무 꽃들은 이러저리 바다바람을 맞으며 나를 보며 웃는것 같다.

    바다속 꽃게와 장대와 우럭, 조개들이 함께 모여 팥배나무집으로 나들이를 왔다가

    모두 잡힐뻔 하였지만 인생사 갈길이 바쁜 어른의 말한마디에 겨우 살아나 귀가할 수 있었겠다.   

    그래서 더욱 웃는가? 팥배나무 꽃들이 뭉텅이로 모여있는 어느 가지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 나를 다 담으려면 그리쉽진 않을 거예요."

    " 하얀 꽃들이 많은 가지에는 바다친구 들이 너무나 많이 들어 올 수 있기에 당신의 렌즈는

    터지고 말거예요. 아니면 또렷지 않은 고기들의 모습을 담고 싶지는 않겠죠?"

    팥배나무는 나를 보고 웃으며 흔들 거리고 있었다.

     

    가다가 오르다가  내려가다가 하길 두어번

    큰 산 같은 녹음속에서 아쉬운 친구들을 팥배나무속에 그려본다.

     

    부엽토를 어깨에 메고 아파트로 올라가는

    녹음을 드신 선배님은 정원에서 바다냄새 나는 팥배나무속의 고기들을 보고 웃을것이다.

    벌레없는 깨끗한 부엽토는 아파트의 정원에서 바다와 팥배나무와 물고기 그리고 세개의 토마도를

    아주 맛있게 익혀,  언제였던가? 싱싱한 횟감의 우럭을 우리앞에 내놓으셨던 그때처럼 같이 먹자고 하시겠지 !

    세개의 토마토가 몇개의 토마토로 변할런지....

     

    " 차 한잔하고 가! "

     

    조용한 찻집처럼 느껴지는 산속에서

    팥배나무는 바람처럼 흔들거리는 인생을 아름답게 조화시키고 있었다.

     

     

      

     

     

     

     

     

     

    반응형

    '산행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교산  (0) 2009.06.07
    느티나무  (0) 2009.05.16
      (0) 2009.04.19
    오늘은 바람이 분다.  (0) 2009.02.21
    나갈까 말까?  (0) 2009.02.2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