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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길을 가기위해 대사관에 들른다.
여권을 만든후 VISA를 받는다.
강화 공항터미널 출구에서 고비고개길 입국 허가 도장을 받고서
우리는 드디어 비행기를 탔다.
기내에는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려 떠나는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가을의 정취를 ...
하늘위에서 내려다 보는
가을 들녘
노오란 벼이삭이 고개를 숙인 강화의 들녘은 수확의 계절임을 느낄 수 있다.
산길로 접어들면 밤송이가 여기저기 매달려있고 파란 하늘과 탁트인 호수는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두번째로 가는 강화 나들길. 이번엔 5번길이다.
남문을 지나 서문으로 걸어가면 강화읍 도심의 깨끗함을 느낄수 있다.
인천시내를 나와 이곳에 오기만해도 청량한 공기가 몸과 마음을 쾌적하게 해준다.
조용한 도심을 지나 강화 고등학교를 지나면 저멀리 국화리 저수지 둑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오가 되가는 시간. 국화저수지둑으로 오르니 시원한 저수지 물이 펼쳐지고 그너머로 고려산과 혈구산 정상이 보인다.
저수지 길가에 만들어놓은 산책로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우린 가다가 나무로 만든 산책로 위에 앉아 점심을 먹기로 했다.
자리를 펴니 우리가 앉은 산책로는 사람하나 지나갈 정도의 폭만 남는다. 맛있게 먹는데 몇사람 지나간다.
해병대 군인 서너명이 조깅을 하며 지나가고 노인 한분이 지나갔다. " 어이구 미안합니다."
족발과 함께 강화읍에서 사온 소주를 한잔 들이킨다. 호수의 잔잔한 물결이 더욱 시원해 보인다. 포도, 사과, 방울 토마토, 찰밥에..
고구마에 커피 ... 아침을 건성하고 출발했으니 배가 고픔직도 하지요.. 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둑길을 따라 다시 걸었다.
가다보니 서울서 온 초등생들과 부모들이 보인다. 즐거운 야외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갈 채비를 하는듯하다.
어린이들은 호숫가에서 물에 발을 들여놓고 신이 나있다.
그곳을 지나면 고려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오고
고려산쪽으로 가다가 좌측으로 가는 나들길 이정표가 보인다.
그주위엔 노란밭이 보인다. 벼가 익어 노랗다.
고개숙인 벼이삭은 우리의 영성을 더욱 숙이게 만든다.
이 선배님이 말한다.
"모심던 봄에 왔다 벼익는 가을에 와보네."
세월의 덧없는 흔적을 이야기 하는듯 ...
오선배님도 말한다.
" 제비가 오던날 왔는데 제비가 떠나는날 와보네.."
모내는 5월에 왔다 벼익는 10월에 다시 왔네
이앙기가 모를 심는 논위로 백로가 날아가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우리삶의 갈증을 풀어주었었지
연미정에 제비가 날아오던 때 왔었는데
이젠 제비가 남쪽으로 날아가네
흘러가는 세월이 야속도 하여라
고려산과 혈구산 사이에서
우리는 문학산을 생각하네
깨끗한 들녘 보며 걷는 5번길
다 못가더라도 맑고 고즈넉한
산책길은 우리의 기억에 남으리
국화리 청소년야영장 근처에 다다르니 모두들 나른한가보다
점심을 먹은지 한시간쯤되어서 일까
소화를 시켜주는 위장운동이 졸음을 몰고 오는가보다.
어느 무덤가 둔턱에 등을 기대고 누워 잠깐 눈을 붙인다.
주위에는 밤나무가 많다. 선배들은 밤을 따느라 정신없이 돌팔매질을 한다.
잠시후 여성분들 둘이 뒤에서 올라오는데
이선배님 꽃을 따서 여왕님께 선물을 하려나보다.
꽃다발을 여왕님께 선사하니 여왕님 입가에 웃음이 활짝. 그런데
여왕님이 왕께 다시 꽃다발을 선사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여왕님이 왕께 청혼을 하는 모습으로 찍혔다.
흐흐흐 ... 아무려면 어떠냐 .. 찍사가 순간 포착이 늦어
그렇게 된것인데.. 그것으로 이야기가 되어가는거지
한참을 그광경을 보고 웃다가
잠이 깨었는지 모두들 일어나 다시 걷는다.
산길이 계속된다.
가다가 으름나무를 보았다.
한국의 바나나 나무. 덩쿨나무란다.
나무잎이 하늘에 매달려있다.
계속 산길을 가니 고려산과 혈구산 사이의 계곡을 걷게된다. 그 속엔 성황당도 있다.
그곳을 지나 가면 좀 넓은 길이 나온다, 저앞으로 혈구산 정상이보인다. 길가엔 밤나무가 줄이어 서있다.
이곳은 나중에 알고보니 밤나무 농사를 짓는 곳이었다.
떨어진 밤톨을 주워서 발로 까본다. 작은 밤알이 보인다.
벌레가 먹은 작은 구멍이 보이지만 칼로 껍질은 벗겨보니 먹을 만하다.
한참을 이러고 있는데 저멀리서 어떤 남자가 혼자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멀리서 보니 옆구리에 작은 가방하나를 차고 있어 등산객 같기도 한데 걷는 모습이 급하다.
급히 올라오는 모습이 이동네에서 농사를 짓는 주인인 듯한 기분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사이에 우리곁에 와서는 대짜꼬짜로 화를 내면서 좀 먼저 내려간 오선배님에게 욕설을 내뱉는다.
" 왜 남의 밤을 따는거야! 야 이 xxx야! "
아마도 이선배님이 여왕님을 부르는 큰 소리가 들렸던 모양이다.
오선배는 죄송하다고 하면서 잠시 주춤했다. 그뒤에 있던 내가 쓰러진 나무에서 몇개 땄어요 하면서 작은 밤톨 두개를 보여주었다.
그 주인장 화를 풀면서 " 그거 내가 잘라버린거요..!" 아마 작은 밤톨나무는 상품가치가 없어 잘라버리는 모양이다.
그걸 땄다고 하니 더이상 화를 내진 않는다.
아마 나무에 달린 밤을 따는걸 보았더라면 더 큰일이 일어났을지도...?
농장주야 어찌 신경이 안쓰이겠는가. 우리야 한두개 따는 거지만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두개 따가면 그양이 꽤 되겠지.
조용한 침묵과 함께 우리는 머슥해진다.
뒤에 오던 동네 아주머니에게 버스 정류장을 물어본다. 시간이 벌써 네시다. 우측으로 가면 외포리 방향.
거기까진 무리일것 같아 우린 포장도로로 나가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다.
" 그길로 쭉 나가면 도로가 나오는데 좌측으로 올라가면 정류장이 있어요." 한시간 간격을 버스가 온다고 한다.
"음 ~ 5시쯤이면 오겠군 ." 우리는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 올라간다.
한참을 올라가니 혈구산 등산로 입구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한 30여분 가량 기다렸나 ?
버스가 온다.
우리가 걸어왔던 고려산 입구의 노란 논들.. 국화 저수지 , 강화 고등학교 그리고 남문을 거쳐 터미널로 들어선다.
풍물시장은 여전히 밴댕이회가 있고, 인삼막걸리가 있다.
요즘 전어철이라는데 우리 전어회 한번 먹어 볼까 ?
"가을 전어 굽는 냄새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데요."
벤댕이 회무침을 맛이게 먹은 여장부들도 전어회 맛을 보더니
" 음 고소하네요! "
그건 우리 몫이었다.
깨끗한 소주에 고소한 전어회는
우리를 덜 취하게 만든다.
이얘기 저얘기 ...
" 내일 대표기도를 해야하는데"
오선배님이 말한다.
응~ ? 그래서 소주를 더 안드시는 군요.
멋지게 원고를 쓰세요 . 주여! 어제 강화도 에서 두가지 주님을 만났습니다.
오늘은 한가지 주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써도 될까요?
하하하하 ... !! 풍물시장을 나오면서 우리들은 한바탕 웃는다.
서 문
국화저수지
좌측에 혈구산 우측에 고려산이 보인다
으름나무
혈구산
밤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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