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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미의 노래
    산책 2023. 8. 4. 09:09

    매미가 허물을 벗었다
    육체는 여기 남아 있으나
    영혼은 저 나무위에서 노래하고 있다

    한참 왕성했던 젊음으로
    절정을 치닫던 매미의 소리

    이제 그 젊음도 힘이 빠진듯
    연약하면서도 은근한
    황혼의 음성을 듣는 듯하다

    가까이서 노래하는
    매미의 목소리는
    나의 황혼을 무지개 빛으로 물들이며
    지나간 청춘과 애증을
    모두 녹이는 추억의 노래로 들린다

    나무 기둥에 붙어있는 허물은 이승에 두고
    영원한 저승의 메아리가 될 나무위에서
    환생의 꿈을 꾸고 있으려나

    모든 허물을 버린 매미의
    목소리는 애달프다 못해
    슬픔으로 채워져 있지만

    이제 그 소리는 서로를 사랑하는
    우주의 목소리가 되어간다
    그리하여 환생하는 그날까지
    기다리자고
    잘가라고
    조용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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