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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을 오르다
태양이 중천에 가까워질때
한겨울 군고구마를 입에 넣다가
앗! 뜨거!
소리내며 먹던 그 뜨거움이
내 목으로 떨어지는 물방울로 변한다
온갖 새들이 쉴 새 없이 일하다
태양을 피해 잠시 쉼표를 찍을때
나도 산중턱 휴게 벤치에 앉으니
그늘은 눈 내리는 겨울에
외투속으로 스며든 바람 같다
이 느낌, 이대로
그냥 가져가면 좋을텐데
삶은 그렇지 않아
동물들은 다시 땀흘리며 먹이를 찾는다
나도 다시 일어나 걸어간다
굴곡진 길을 걸어간다
무념으로 걸어간다. 이때,
내 등뒤의 땀은 한줄기 폭포가 되고
이마의 땀은 맑은 이슬이 된다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