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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나는 나이를 먹고 있다시 2023. 11. 4. 18:30
가을이 되면 나무들도 우리처럼 머리가 희어져 간다 노란색, 갈색으로 나무들도 우리처럼 머리카락이 빠진다 하나, 둘 떨어진다 나무들도 우리처럼 머리숱이 적어진다 나목이 되어간다 그리하여 겨울이 오면 나무들은 벌거숭이가 된다 우리들은 두꺼운 외투를 입고 추위를 막는데 나무들은 외투도 없이 추운 겨울을 맞는다 그러나 나무들에겐 비밀이 있다 우리가 외투를 입을때 나무는 내피를 입는다 우리가 외피를 입고 나이를 먹을때 나무는 내피를 입고 나이테를 만든다 나무와 우리는 반대로 산다 봄이 되면 나무는 옷을 입기 시작하고 우리는 벗는다 가을이 오면 나무는 옷을 벗기 시작하고 우린 입는다 나무는 속으로 나이를 먹고 우린 겉으로 나이를 먹는다 나무는 움직임이 없다지만 조금은 움직인다 우린 많이 움직인다지만 우주에서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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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산행산행이야기 2023. 10. 28. 17:28
문학산에 올랐다. 오랜만에 아니, 그것도 나의 모습이 많이 바뀐채로 나는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길을 양보하며 쉬어야 했다. 두사람이서 걷기와 이야기가 불균형하다 이야기가 더 많은채로 천천히 걷고 있었다. 현선배는 빨리 가고 싶다. 몸에 배인 빠른 걸음걸이로... 그러나 나는 불가하다. 허리가 아직 완전치 않다. 꾸부정한 모습 약간 다리를 저는 모습으로 언덕을 올라 첫번째 휴게터에서 쉰다. 선학역에서 올라오면 만나는 첫번째 휴게터 평행봉, 허리돌림 운동기구가 있고 의자가 서너개 있는 곳 여기오면 고량주도 한잔하고 앉아서 잡담하던곳... 현선배도 허리가 아파 시술한 적이 있다고 그래도 다리는 안 아팠던 것 같다. 나는 다리가 아팠다. 오늘도 산을 오르는데 통증이 있었지만 보폭을 좁혀 천천히 올랐다. 내려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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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시 2023. 10. 28. 16:40
지금은 가을이지만 우린 지난날 아름다운 신록을 보았다. 더 많은 신록을 보았다. 우리는 즐거운 날보다는 근심과 걱정, 스트레스와 고뇌, 부족한 것과 불만족스러운 것들을 채우려는 욕망과 근원적인 몸부림으로 살아왔다. 본래부터 갖고 있었던 자유로움으로부터 우리는 억제당하고 제어받으며 살아왔다. 삶의 구렁텅이에서 발버둥 치며 살기 위해 노력했으나 우리에게 안겨진 건 그리 많지 않다. 물질적인 욕망이 앞서는 우리에게는 물질적인 부족으로 인해 정신적인것 까지도 작게만 느껴지고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우리는 가진것들을 보존하지 못하고 다치고 병들며 아파간다. 보존한다고 해도 우리의 늙음은 피할 수 없는 죄과가 아닌가.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기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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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낙엽시 2023. 10. 26. 12:08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진다 삶에도 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검은 머리 검은 눈섭 하얀 피부 하얀 치아 고운 손 맑은 눈이 낙엽 되어 떨어진다 도로위에 낙엽들이 나뒹군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여기저기 서로 다른 낙엽들이 섞이어 나뒹군다 삶의 낙엽도 이렇게 나뒹굴지만 뭔가 다른게 하나 있다 삶이 바람이 되고 폭풍우 될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지혜의 낙엽 지혜를 주신 이를 알기에 지혜를 같이 하는 동료가 있기에 우리는 고난을 즐거이 받아들인다 누가 주는 것인가 누가 받는 것인가 지혜의 샘이 마르지 않는자는 모든 것을 눈치채고 나누어준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고 폭풍우가 오더라도 고난을 받아들인 자는 그 지혜의 낙엽이 있어 영원을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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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기도신앙 2023. 10. 25. 15:57
매순간 하나님이 인도하시도록 모든 일을 맡기고, 그분의 뜻이 우리 안에서 조용히 역사하도록 허락하는 일. 이런 상태에 있는 영혼은 얼마나 은혜로운가 !이런 자는 모든것이 공허할때도 그의 마음은 항상 풍성함으로 벅차오를 것이다. 나는 하나님이 당신에게 그분의 무한히 넓으신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도록 하심으로써 당신이 그속에 들어 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래서 당신이 그 속에 깊이 빠져 하나님의 마음과 당신의 마음이 하나가 되기를 간구한다. 이것은 사도 바울이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바랐던 기도이기도 하다.그리스도의 완전 ; 프랑소아 페넬롱,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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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신앙 2023. 10. 22. 23:07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마 11:29). 분노가 교만의 자녀라면 온유는 겸손의 자녀이다. 진실한 마음의 겸손은 예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므로 그것을 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예수님뿐이다. 이 겸손은 예수님의 은혜의 기름 부음을 받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것은 우리의 상상처럼 외형적으로 겸손한 행위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의 자리를 지킨다는 뜻이다.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은 진실로 겸손한 자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무엇을 원하는 자도 겸손한 자라고 할 수 없다. 온전히 자신을 잊어버림으로써 자아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돌아가려고 하지 않으며, 속으로 자신을 낮추고, 어떤 것에도 상처를 받지 않으며, 겉으로 인내하는 척 하지 않는 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