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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비가 내리는 오후
하늘은 회색
바람이 나무를 흔들고 있다.
장대비가 내리다
다소 주춤해진 시간
오랜만에 김후배도 오고
청량산 중턱길을 걸어 호불사 근처로 갔다.
새로 만든 계단을 오르니
땀이 난다.
습도가 많은 장마철이라 우비속은
온통 땀이다.
안경까지 뿌옇게 되니 山세상은 그야말로 안개속이다.
계단 중턱에 쉼터처럼 널찍한 공간이 있었다.
산우님들은 거기서 한장 찍자고한다.
오랜만에 단체로..한장!
안개속 사진속에도 뿌연 안개가 보인다.
노아의 방주까지 가니 서해바다가 회색빛이다.
그래도 낮게 깔렸던 운무는 걷혀있어 송도신도시가 잘보인다.
노아의 방주안에는 신기한 문양이 그려진 발광체가 바닥에 있었다.
전에 왔을땐 알지못했다.
일종의 센서를 이용한 발광체이다.
사람이 가까이 가면 빛을 내고 좀 떨어지면 빛이 사라진다.
재미있는 발광체 앞에서 몇번 빛을 만들며 바라보다
우린 정상으로 간다.
정상에서 갖고온 감로주(막걸리)로 목을 축인다.
산행의 끝자락, 내려가는 길에 빈속의
막걸리 한컵은 꽃이야기 나무이야기 새이야기로
산행의 즐거움을 이야기 하게한다.
여성 회원님들 비빔밥에 순두부찌게에 맛있는 저녁식사
" 남자들은 왜 술을 먹는거야~!"
" 그러게 말이에요 "
오지못한 회원님들 생각에 절제해야지..
막걸리 서너잔에 세상만사 엮어진 이야기가 터진다.
내일을 위해
신성한 내일을 위해
여기서 끝!
잠 잘오겠다..
난 청량산으로 오기전에 이미 문학산을 혼자서 두어시간 걸었다.
비속에 흠뻑젖은 바지와 등산화 ..
등산화는 장화가 되어 있었다.
산을 빠져나오면서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음을 느낀다.
시간, 약속.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며 내가 걸어온 산의 뒷자락을
아쉬운듯 쳐다본다.
자유로움을 떠나
서로가 엮여있는 도심으로 나오면
침묵이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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