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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왔는데 차다. 제일 쌀쌀한 날씨 같다. 날씨도 맑고 기온은 많이 떨어졌다.
아파트 담장을 쳐다보는데 그동안 보지 못한 새가 두세 마리 날아와 담장에 앉는다.
까치 같기도 한데 머리는 까맣고 몸통은 하늘빛 회색이다. 까치보다는 작은 아주 이쁜 새이다.
사진을 찍으려고 몇 미터 뒤에 있는데 얼마나 빠른지 다른 데로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쫓아가서는 나무에 앉은 새 한 마리를 찍었다. 이쁘다. 그 새는 나한테 들켰어.
집에 가서 무슨 새인지 알아봐야지.
오늘은 사람들이 춥긴 추운 거야. 털이 달린 외투를 입고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 있었다.
기온 차지만 청명한 하늘과 맑은 공기가 너무 좋았어. 아침에 걷기란 기억력을 살려 주는 운동이지.
산 입구에 서 소나무 숲을 지나가는데 먼지떨이 청소기가 있다.
산에 올라갈 때도 신발을 터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어.
내려가는 길에 털면 되지 올라갈 때도? 좋아서 하는 거 내가 뭐라고 할 수 있나.
소나무 군락지이다. 쓰러진 소나무가 보기 흉하다. 이번 눈에 소나무가 꽤 많이 쓰러졌다.
지나가는 남자 라디오를 틀었네. 뽕짝을 듣고 가네. 뽕짝이야 자기 좋아서 듣는데 뭐 라할 수 있나 …
같이 살며 뭐 사는 사람들 속에서 지켜야 할 공중도덕이 있긴한데…문화진화 연구하나?
사냥하고 유랑하는 민족도 아니고 정착민으로 모여사는 사회이지?
산속에 들어서니 바람은 자고 공기는 맑다. 나는 오늘 천천히 올라간다.
산 정상의 파란 하늘 배경으로 나무 가지들이 뚜렷하게 보인다.
그 능선이 뚜렷하게 보인다 오늘은 나의 산책길을 반대로 왔다.
넓은 길로 오늘은 좀 두꺼운 외투를 입었지.
그래서 그런지 좀 걸으니까 좀 덥다. 그래도 코, 입엔 찬바람이 들어온다.
계단길을 올라간다. 한참 가다가 산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어.
나는 산아래 왼쪽으로 해서 오른쪽으로 간다.
겨울에 나무들이 가지만 남았어. 검은 회색의 기둥들만 서 있었어.
오늘 목요일인데 산행하는 사람이 꽤 많네. 시간이 많은 사람들인가 봐.
나이 들은 사람들이 많아. 그렇지 젊은이가 이 시간에 여기로 오겠나. 계속 언덕길이다.
난 또 쉰다. 내 뒤로 여자분이 4명 올라온다. 앞에 가고 뒤에 가고 있는 걷는 모습을 본다. 걷는다.
걸음은 살아가는 것이다. 걷지 못하면 죽은 것이다.
걸음으로 기억하고 생각하고 사색하고 성찰하며 두뇌를 비운다. 맑게 한다.
언덕을 다 지났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 이제 처음 나왔을 때의 기운을 느끼지 못한다. 따뜻하게 느껴진다.
새끼 나무 기둥 사이로 비치는 투명한 햇빛.
그게 따뜻하게 느껴지는 거야. 이 맑은 하늘 속에, 걸음 속에 세상이 밝게 빛나는데
저 정치판에 엎질러진 자들의 욕심들이 보기 어떠하냐?
정치도 예술이 필요하지 않나? 예술인이 순수하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하고 하는 것처럼 정치도 정치답게 미술 같이 예술 같이 할 수 없는 것일까?
더 가파른 언덕길 나오지만 그것은 포기했다.
좌측으로 돌아 내가 종종 다니는 길로 가야겠다. 좁은 오솔길로 가야겠다.
이제 해가 더 비친다. 해가 더 잘 비친다. 따뜻하다. 저 멀리 서해 바다가 반짝인다.
우리 마음을 열어 주는 넓은 바다.
수평선 너머 밝게 빛나는 바다 위를 바라다보고 있었지. 나의 바다여, 나의 바다여, 나의 바다여!
그대는 아는가? 이 산속에서 겨울을 보내는 나를 그대는 아는가? 바다여!.
나무 사이로 바다를 한참 응시 하다가 새로운 길로 내려갔다. 나무들이 빽빽한 조용한 길.
사진 한 장 찍고 그곳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원래 길로 돌아간다. 저쪽을 보니 바다가 더욱 빛이 난다.
마치 유리처럼 빛나고 있다. 좌측에 돌탑 하나 누가 쌓아 놨는데
무슨 기운이 들어 있는지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나는 아래로 내려가다가 원래 길로 가는 길을 찾는다.
길이 안 나온다. 새길을 만들어 가야지. 계속 가면 길이 없다.
나는 다시 우측으로 새길을 만들면 올라간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야지.
그게 우리의 인생이야.
아니 한참 올라가는데 꽃이 있네. 들국화 같다. 분홍색 꽃인데 아직 피어 있다.
누군가 밟아 쓰러트린 노란 들꽃.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 약한 자를 보호하라. 보호하라.
꿈속에 그 아름다움을 보아라.
저 언덕배기 위에 어떤 남자가 앉아서 담배를 피운다. 무슨 고민이라도?
이 좋은 공기 속에 나쁜 공기를 들이마신다.
나의 머리는 이제 맑아졌다. 모든 것이 또렷이 보인다.
한 40분 걸었나? 내 두뇌를 맑게 하는 것은 한 30분 이면 충분하다.
걸음은 이렇게 우리 두뇌를 새롭게 만들어 주는 거야. 그래서 걷는 거지.
걸음 이여. 나를 새롭게 하는 걸음이여. 그대는 삶의 진정한 무기로다.
삶의 진정한 악기로다. 삶의 진정한 도구로다.
맑은 두뇌로 나는 내려간다. 걷고, 맑게 하고,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서 나의 창조력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지.
그런 다음 쓰는 거야. 쓰면 더 활력을 찾고 건강을 찾는 것이지, 건강을 찾는 거야.
따뜻한 햇살 무릎 연골이 풀렸다. 가볍다. 집안에만 있으면 무얼 해요.
무조건 나와야 돼. 걸으면 우리의 몸에 활력을 있게 하고 우리의 생명을 건강하게 한다.
걷자 걷자 걷자 걷고 또 걷자.
언젠가 따뜻한 봄이 오면 국토 둘레길을 한번 가야지. 연골이 부드럽게 풀린 봄날,
가방 하나 매고 물한병 넣고 하염없이 걸어 보는 거야.
산티아고 순례길 한번 가 볼까? 해외여행 겸 걷기도 하면서 인생 원기를 멋지게 즐겨 볼까?
꿈은 이루어진다. 꿈을 꾸어야 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은 없어.
그래서 꿈을 꾸는 거야.
4000보! 만보계 보니 2.6 km 걸었어. 아침 걸음으로 5000 보, 한 3km 이상은 걸어야 하겠지.
아니 지금부터는 길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자주 가는 오솔길 쪽으로 내려와 걷기를 한다.
오늘 공기 좋은 산행을 마쳤다.
내려오는 길에 우측에 매장유산을 조사하느라 땅을 파 놓은 곳이 보인다.
국가유산청에서 매장유산 발굴조사를 한다고 한다. 우리 동네도 이런 유산이 있구나.
야채 가게 앞에 사철나무가 있다.
야채 가게도 이제 날씨가 추우니 노인들이 안 모인다.
춥다는 것은 우리를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지. 그렇지만 나오자. 나와서 걷자.
그래서 오늘 물까치를 볼 수 있었어!
그것이 우리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물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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