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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린 억새와 느티나무산책 2024. 12. 9. 20:22
어젠 바람도 불고 쌀쌀한 날씨였다. 오후의 서해바다가 보인다.나는 스틱을 갖고 봉재산 억새밭으로 올라갔다. 거의 평지에 가까운 수준이지만 그래도 언덕길은 있다. 약간 추운 날씨인데도 사람들은 맨발 걷기를 하고 있다. 발이 시리지도 않나? 언덕에 올라서는 스틱을 접는다. 그리고 억새밭 주위를 걷다가 어디 그림그리기 좋은 장소가 없나? 하고 정자 주위를 기웃거린다. 지나가다가 처음 보는 정자로 들어갔다. 앞으로는 서해바다가 보이고 그 앞으로는 아파트들이 서있다. 그리고 그앞으로는 앙상한 벚나무들이 몇 그루 서있고 … 또 그 앞으로 다가올수록 황톳길이 나있다.주변엔 억새들이 많다. 나는 여기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해도 비치는 정자안에서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내 그림은 일종의 스케치다. 연필화이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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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남쪽 산을산행이야기 2024. 12. 7. 15:48
오늘은 스틱을 잡고 나섰다. 아침온도가 영하는 아니지만, 언덕을 오르려면 무릎이 무리가 갈 것 같아서 스틱을 잡기로 했다. 며칠 만에 와 보는 나의 산행길이냐. 그것이 궁금했다. 나의 산책길은 이제 낙엽은 거의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다. 오랜만에 가보는 길인데 내가 자주 다니던 길. 사진은 많이 찍어 봤지만 안 그려 볼 수는 없지. 난 큰 스케치북을 갖고 나왔다. 나의 정든 산책길을 기억에 담아두고 싶어서이다. 아 그때 푸르름과 단풍이 우거질 때 그때는 사진을 찍었지. 나는 나의 바위 위에 올라섰다. 큰 참나무 옆에 스틱을 세워놓고 그림을 그려 볼까? 연필과 스케치북을 나의 가방에서 찾는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바람이 없다. 저쪽 남쪽 산등성이에는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있고 내가 있는 것은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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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렸다산책 2024. 12. 6. 22:26
오늘 날씨가 차다. 오늘은 우리동네 반대편에서 나무 데크로 올라 간다. 북쪽 방향 이라서 산 그림자 때문에 더욱 썰렁하다. 까마귀가 까악 까악 거리면서 날아 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니 아내가 목욕탕을 간다고 해서 데려다 주고 오는데 콩나물 국밥이 먹고 싶었다.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콩나물 국밥 먹으러 들어갔다.가격이 올랐어. 옛날에 3000원에 맛있게 한그릇 먹었는데 지금 6000원 황태넣은 거는 7000 원이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어. 아침을 뜨겁게 먹고 나니 배가 든든해. 집에가서 커피 한 잔 먹어야지.커피 한 잔 하고 책을 봤어. 걷는 것은 뇌를 활성화 시킨다고 하네. 유산소운동은 새로운 뇌 세포를 만든다고 하네. 걷기는 신발하고 우비만 있으면 다른 장비 없이도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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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을 꼈다산행이야기 2024. 11. 29. 16:32
아침이다. 어제 눈이 녹았다가 얼어붙었다. 어제 소나무가 쓰러진 그 야채 가게 앞을 지나가 본다. 오늘 영하로 떨어졌다. 추운 날씨로 나는 아이젠과 스틱을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이제는 껴 볼까 생각했는데 초입에 그래도 걸을만하다. 오늘 날씨는 차지만 하늘은 맑다 구름 한 점 없다. 햇빛이 눈밭을 비치니 더욱 빛난다. 작년에 인턴라켄 융프라우에 올라갔던 생각이 나는구나.선글라스를 호텔에 두고 나와서 맨눈으로 융프라우 설산에서 눈이 부셔 처음엔 눈을 뜰 수가 없었지. 아내와 둘이 얼음 동굴로 들어가 보았는데 아내는 춥다고 중간쯤 가다 나와 버렸지. 1년 전만해도 추억의 해외여행을 했던 거야. 듬성듬성 흙이 보이고 눈이 딱딱하게 굳어 아이젠 없이도 걸을 수 있다. 자연이 하루가 다르게 세상의 옷을 바꾸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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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눈풍경 흔하지 않아산책 2024. 11. 28. 16:24
눈이 많이 왔다. 첫눈 치고는 폭설이다. 우리 동네 담장에 소나무가 기울어져 있다.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눈이 많이 와서 오늘 걸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습관은 버릴 수가 없다. 차들이 다닌 곳엔 길이 나 있다. 도로가 드러나 있다. 나는 오늘 내가 평소 가던 길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넓은 길로 가는 것이다. 차들이 다닌길은 눈이 녹아 있다. 차가 차치치 치~ 소리를 내며 간다.내가 이 길을 가는 이유는 눈이 많이 와서이다. 좁은 길은 아무래도 눈이 덜 녹았겠지. 눈덩어리와 물덩어리가 툭툭 내 점퍼를 때린다. 갑자기 소나무에서 눈이 떨어진다. 사람들의 발자국이 많이 나 있다. 가버린 발자국이지만 기온이 그리 낮지 않으니 눈이 없고 녹은 눈덩이인 것이다. 갑자기 내 목덜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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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을 때가 없다산책 2024. 11. 27. 11:15
새벽에 비가 왔다. 아침 늦게 일어났더니 밖에 바람이 분다.나뭇잎도 어지럽게 떨어지고 작은 나무 가지도 나의 얼굴을 때린다. 좀 늦은 아침이지만 날씨가 흐려서 이른 아침 같다. 비바람에 낙엽이 수북이 쌓였다. 밤나무 낙엽이 많이 떨어진다. 나는 열무가 두 단 놓인 야채 가게 앞을 지나서 언덕을 올라 간다. 바람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구름, 비구름이 저 위에서 흘러간다.오른다. 언덕을 오른다. 어제 자전거를 탔더니 다 리에 힘이 생겼다. 언덕을 오르는데 그리 힘들지 않다.젊은 사람이 씩씩하게 올라간다. 계곡에는 참나무 낙엽들이 쌓여 있다. 언덕을 거의 다 올라와 가는데 어떤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건다.“ 좀 힘드신가 봐요.”“ 아 예~아침 언덕은 좀 힘드네요.”그사람 말을 건네주어서 기분 좋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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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 간다건강 2024. 11. 26. 13:19
어제는 자전거 타러 나갔다.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반은 가봤던 길인데 반은 가보지 않은 길이다. 반은 포장도로, 반은 비포장도로이다. 나는 비포장도로에 호기심이 생겼다. 나는 그 길로 쭉 가 보았다. 그 길 옆에는 도로로 나가는 길이 있고, 그 옆에는 강물처럼 흐르는 호수가 있다. 포장도로로 쭉 달리다 보면 마치 내가 강가를 달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니? 비포장도로에는 갈대와 억새가 한참 피어 있다. 마치 농촌의 평야를 달리는 기분이다. 단지 차 소리가 좀 들리긴 하지만 그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난 작은 자갈이 밝히는 소리를 들으며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이렇게 좋은 곳이 있을 거라 생각도 못했다. 저 건너편에는 또 하나의 자전거 길이 있지만 그곳은 사람도 다닐 수 있는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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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제자리로 간다산책 2024. 11. 25. 14:01
오늘은 오후 다. 아침 일찍 교회를 갔다가 학생들 가르치고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오후가 돼야 되었다.오늘 하루에 산책을 빼먹지 말자. 오늘은 그래도 바람이 없어 저녁 시간에도 포근한 기온이다.아파트 담장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어떤 남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담배 냄새가 내 앞으로 확 풍기는데 옛날 생각이 난다. 젊었던 시절, 화랑 담배 피우며 단 맛을 느끼던 시절, 그땐 군대 시절이었지. 그 젊은 시절 군 철모 아래로 비가 뚝뚝 떨어질 때 필터 없는 화랑담배를 피우던 그 시절. 니코틴 단맛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걷고 또 걷고 총을 메고 배낭을 짊어지고 그 시절 전우와 함께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다가 어느 주막집에 들러 막걸리를 한잔하고 비를 맞으며 걸어갔지.목적지를 향해 우리는 한팀이 되어 걸었지..